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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있는 실내_Room with Flowers

2019. 10. 17 - 11. 23

이동훈 개인전


이동훈, 화병, 2019, 나무에 아크릴, 53×53×78cm 

"작가는 사물의 형태를 참조한 후, 조각 자체의 형태,리듬, 볼륨을 들여다보게 된다. 따라서 작업과정은 재료와의 싸움이다..... 이는 ‘나무로 보이기’와 ‘나무로 보이지 않기’ 사이의 줄다리기가 된다. “

-김한나라 전시글 중에서-


드로잉룸이 연간 프로젝트로 기획한 신진작가 시리즈 첫번째 전시인 이동훈 작가의 개인전 "꽃이 있는 실내"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이동훈 작가는 화분을 직접 보고 조각을 한 후 그 나무조각에서 다시 그림의 소재를 찾습니다. 그렇게 제작된 나무조각과 그림은 서로 닮은 듯, 닮지 않은 듯, 거울이미지로 서로를 마주하고 있습니다.

​조각 기술에 치우치기 보다는 그 목재의 물성에 따라 조각된 꽃과 나뭇잎은 다시 작가의 손에 의해 평면으로 그려지며 또 한번의 추상의 과정을 밟습니다. 


이동훈, 화병1, 2019, 캔버스에 아크릴, 45.5×53cm 
이동훈, 선인장1, 2019, 캔버스에 아크릴, 45.5×65cm 

dR: 어떻게 화분을 나무로 조각하게 되셨나요?

이동훈 작가 : 작년에 다른 작가들의 꽃 그림을 모아서 그대로 모작했었어요. 

똑같이 그려보고 그 작가들의 붓질과 색채를 모방하던 중에 평소 친근하게 다가온 목재라는 소재로 화분을 조각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통나무를 깎아가면서 형태를 찾아가는 과정들이 즐거웠고, 결과에 연연하지 않아서 자유롭게 작업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동훈, 목련이 있는 화병, 2019, 나무에 아크릴, 48×48×93cm 

dR: 나무를 재료로 선택하신 이유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이동훈 작가 : 학부생때 회화나 영상 등의 여러 매체를 사용하곤 했습니다. 

표현 방식의 범위가 넓은 매체이기 때문에 어떤 대상, 주제를 어떤 식으로 표현해야할지 항상 앞서 고민해야했기 때문에 작업을 하는 도중에도 많은 망설임이 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저에게는 나무는 다루기 어려운 재료입니다. 표현 방식에도 한계가 많습니다. 

이 사실은 재료를 좀 더 직관적으로 풀어갈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무엇보다 나무를 조각해 가는 과정이 저의 성격과 잘 맞다고 생각합니다. 

노동집약적이고 천천히, 꾸준히 해야하는 작업이 저의 성향에 잘 맞고요.

이동훈, 선인장, 2019, 나무에 아크릴, 약 45×45×97cm

dR: 조각과 그림을 대하는 태도는 어떤지 듣고 싶습니다.

이동훈 작가 : 조각을 할 때에는 대상과 나, 나무의 재료적 특성이라는 세 가지 요인만이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재료에서 형태를 찾아가는 과정이 그 밖의 여러 부수적인 문제들을 신경 쓰지 않게 해 주는 효과를 갖고 있는 듯 하고요, 노동의 힘 같아요. 그림을 그릴 때에는 조각에서 내가 무엇을 보려고 했었는지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밖에 없는데 조각이라는 대상을 보고 그리지만, 재료적 특성을 의식하기보다는 조각에서의 표현법을 복기하는 느낌에 가까운 듯 합니다. 최근에는 그림도 조각을 대하는 듯이 하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