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로잉룸은 서촌 누하동 이전 개관 첫 전시로 오는 4월14일부터 5월21일까지 이미연 작가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 이미연 작가는 스위스의 산 속 마을 쿠어(Chur)에서 2년 동안 거주하며 몸으로 기억하고 담아낸 풍경들을 대범한 필체와 독특한 색채의 평면회화로 선보인다.
전시 제목 <Fernweh>는 “향수”의 반대말로 멀고 낯선 그 어떤 곳을 갈망한다는 의미의 독일어이다. 이 전시 또한 어딘가에 존재하는 먼 곳의 그곳과 조우하는 시간을 만나보고자 한다.
<Fernweh 다시 먼 그곳으로> 전시를 시작으로, 종로 서촌의 새 공간에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는 드로잉룸은 보다 다양한 시선과 열정으로 동시대 현대미술을 제시할 것이다.
Fernweh 는 독일어로 향수의 반댓말이라고 할 수 있다.
익숙한 집을떠나 멀고 낟선 어떤 곳을 갈망한다는 깊은 의미를 이 짧고 간결한 단어는 담고있다.
스위스 쿠어, 인구 6만의 산 속 마을, 쿠어를 둘러싼 3000m 높이의 산들에 둘러쌓여 살았던 2년은 내가 나 스스로와 가진 관계를 단순하게 했고, 나의 작품을 바꾸었다. 몸은 그곳을 떠나왔지만 마음의 고향이 되어버린 그곳에 나의 정신은 항상 머물러있다. 높은 스위스 산의 인간이 범접할 수 없는 압도적인 기운은 나를 항상 그곳으로 부를것이다. 또한 이제 한국의 아늑한 산 안에서 나를 찾고 그리게 될 것이다.
이번 전시는 아들 산이가 태어나기 전에 그린 그림들이다. 지금 산이는 첫 돌을 앞두고 있고 나의 삶은 작업과는 잠시 멀어졌으나 나는 눈을 감고 숨이차게 오르내렸던 산길과, 세상이 내려다보이던 높은 봉우리들과, 세상의 중력을 다 품은것 같은 깊은 계곡과, 두꺼운 이불처럼 나를 감쌌던 끝없는 숲속을 수십번 다녀왔다.
다시 그 먼 곳으로 가서 산을 오르며 작업의 씨앗을 가져올 날을 기다린다.
2022년 3월 이미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