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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나는 지금, 얼마나 충만한가! _Essay; Reflecting Fulfillment

2020.4.9 - 5.2

나빈,임지민

드로잉룸은 2020년 4월 9일부터 5월 2일까지 평면 회화 작가, 나빈, 임지민 작가의 2인전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미술사에서 일상의 기록은 많은 작가들에 의해 캔버스에 표현되어 작가가 살아가는 시대를 대변해주며, 작가의 개인적인 삶의 기록으로도 전해집니다. 세잔느의 사과와 반 고흐의 해바라기는 누구에게나 친근한 소재이지만 그림으로 표현되는 작가의 관점으로 만나면서 우리는 각자의 다른 시점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됩니다. 나빈, 임지민 작가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만나는 소재를 회화로 표현하는 작가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그 소재를 풀어가는 과정과 방법에서 상이하게 다른 점을 보여줍니다. 자신의 에세이를 써 내려 가듯 자신의 일상의 충만함을 기록하고 경험하는 두 작가의 시점을 함께 만나며, 우리의 단순해진 지금의 일상이 한 층 충만해지길 바랍니다.

나빈, Stationery, 50x65cm oil on canvas, 2018

나빈 작가는 일상에서의 어떤 순간, 경험된 순간을 바탕으로 그림의 소재들을 찾아가고, 그 이미지가 작품으로 기록됩니다. 나 작가에겐 그리고 싶다는 충동의 기억이 그 순간의 충만함을 바탕으로 그림을 완성해 갑니다. 일상의 소재가 한 시점에서 포착이 되어 그것이 캔버스에 옮겨지면서 작가는 여러 번 덧바르고 물감을 쌓아가며 캔버스 안의 사물들과 지속적인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 쌓여진 이야기, 에세이는 우리의 지극히 평범한 일상도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하는 깊은 결이 느껴집니다.


나빈_ “물성이 지니는 유화의 매력! 그것에 심취해 물감이 쌓이면서 생기는 밀도가 시각

촉각적으로 대상에 대한 애착을 더 드러내는 기분이 들어서 저랑 잘 맞는 것 같아요. 시간을 들이고 공들여서 뭔가를 하는 게 나랑 잘 맞다는 결론이 나오더라고요.”


나빈, , 33x24.2cm, oil on canvas, 2013



나빈, 푸르르(외옹치), 45.5x53cm, oil on canvas, 2020

임지민, 커피나무(Coffee tree), 45.5x45.5cm, oil on canvas , 2020

임지민 작가는 과거 일상의 기억을 소재로 작업합니다. 임작가의 이야기는 10년 전 갑작스레 아버지를 여의면서 더 다양해지고 깊어져 회화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화가이셨던 아버지의 화실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임 작가는 자상한 아버지와 많은 시간을 보낸 기억들로 현재의 작업들을 채워갑니다. 아름답고 소중한 기억들이지만 "단절된 기억"들은 임 작가의 현재에 가지고 있는 복잡한 감정선을 표현해 줍니다. 아버지의 화실에서 아버지가 직접 깎아 주셨던 과일들, 어릴 적 주택의 정원에서 기르던 과일나무들, 아버지와 함께 놀았던 종이접기 놀이 등등은 임작가의 소재로 자주 등장합니다. 가지런히 깎은 과일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은 그 과일을 깎아준 손길의 다정함과 더불어 기억으로만 머무르는 현재의 먹먹함이 동시에 존재합니다.

임지민_"'선택된 것과 남겨진 것'에 대해, 우리를 떠난 것들도 선택된 것들이라 보았고, 그것들에 대한 아쉬움 그리고 남겨진 것도 언젠가는 떠나겠구나 하는 먹먹한 마음이 담겨 있어요."


임지민, 남겨진 토마토(Leftover tomatoes), 25x25cm, oil on paper, 2020

임지민, 남겨진 토마토(Leftover tomatoes), 25x25cm, oil on paper, 2020

코로나 19를 함께 겪어가는 우리 모두에게 예술은 어떤 의미로 다가올지 고민하며 전시를 준비해 봅니다. 잃어만 가는 것 같은 일상이, 지금 우리 가까이의 일상에도 존재함을 두 작가의 시선을 통해 우리의 충만함을 다시 만나 보길 바랍니다.

* 이번 전시에는 특별히 두 작가가 서로의 작업실을 방문하며 가진 소소한 작가들의 대화록이 전시 중에 준비되어 있습니다.